샤바케

샤바케 4. 더부살이 아이

spitzrook 2024. 10. 31. 14:23

!스포주의!

고와이
   *고와이(弧者異)는 요괴로 이 세상에 나타나 그 이름을 얻었을 때부터 이미 다른 존재와는 달랐다. 인간이 한 가지 모습인 것과는 달리 다양한 모습으로 변하는 것이 요괴라고는 하지만, 이번에는 그저 겉모습이 조금 다르다는 문제가 아니었다.
   요괴이기 때문에 고와이는 평소에 인간과는 교류하지 않는다. 하지만 자신과 같은 요괴 무리에도 받아들여지지 않는다. 고와이고와이로 태어난 순간부터 인간은 물론 같은 요괴들에게조차도 그 존재 자체를 거부당한 것이다.
(중략)
   부처님조차도 고와이를 싫어하며 꺼린다고 한다. 이 정도 되는 분에게까지 미움을 받으면 이 세상에는 몸 둘 곳이 없다.
   무슨 이유로 자신만 이토록 비참한 신세인지 화가 나 누구든 이유를 말해 줬으면 하고 바라지만, 물을 상대조차 고와이는 갖지 못했다.

(8-9쪽) *고와이는 에도시대의 기담집인 《회본백물어(繪本百物語 )》에 등장한 요괴이다. 생전에 다른 사람의 음식까지 탐내던 자가 자기 사후(死後) 그 집착을 버리지 못하고 이 요괴가 되었다고 한다. (역주. 8쪽)


있잖아, 니키치. 했던 얘길 자꾸 하는 것 같지만, 가르쳐 줬으면 좋겠어. 어째서 고와이는 망념과 집착의 덩어리인 거지? 고와이가 분별력이 없다고들 하는 이유는 뭐야?
/
고와이는 원래 그런 요괴입니다. 제가 하쿠타쿠이고 사스케가 이누가미인 것과 같습니다.
(중략)
고와이에게 마음 쓰는 건 무분별한 일인가?
/
무서운 생각 같은 걸 했을 때 사람들은 ‘무섭다(怖い)’고 말들 하지요? 그것이 저 고와이에서 나온 말이라고 들은 적이 있습니다.
(44-5쪽)


분접지
3권 중 「꽃비녀」편에 나왔던 미아 오린의 외삼촌 정혼녀 오히나 이야기—자기 화장이 갈수록 넘 두꺼워지는 걸 의식하지만 불안정한 자존감 이슈 땜에 포기하기가 힘든 상황에 처한 그녀, 꿈속인 줄 알고 오린이 가져갔던 자기 인롱 찾으러 온 병풍요괴한테 상담하는데…
오히나 씨의 화장은 그냥 짙다고는 할 수 없지. 가면 같다고 해야 할까. 그야말로 두툼하니까.
(99쪽. 병풍요괴)
   “가 버렸나. 병풍요괴는, 이제 정말 사라졌구나…….”
   분명 내일 아침이 되면 방 안은 아무것도 변하지 않은, 평소와 같은 모양일 것이다. 왜냐하면 이것은 꿈이고, 병풍요괴도 꿈속의 인물이라서 아침이 오면 사라지기 때문이다.
   (그래. 그렇지 않으면 나가사키야 댁에는 요괴가 우글거리고 도련님은 요괴의 손자라는 말이 되는걸. 오린이 꼬마 요괴와 놀고 있다고?)
   그런 이상한 일이 있을 리가 없다. 역시 이것은 꿈이다.
   하지만.
   (내일은…… 어쩌면 정말 분을 바르지 않고 있을 수 있을까.)
[중략]
   (가능할까.)
   꼭, 꼭 그렇게 할 수 있을 것이다. 꼭 그랬으면 좋겠다. 그러면 쇼자부로는 다정하게 빙긋 웃으며 오히나를 볼 것이다.
   괜찮아, 괜찮아!
   오히나는 작게 고개를 끄덕이고 새카만 어둠 속에서 이불 속에 들어가 편안하게 눈을 감았다.
(119-21쪽)

+청로화(靑鷺火): 일본식 발음은 아오사기노비. 에도시대부터 전해 내려오는 괴담으로 해오라기의 몸이 밤사이에 푸르스름하게 빛나는 괴현상을 뜻한다.
(82쪽. 역주) 병풍요괴가 깜깜한 오히나 방을 밝혀 인롱을 찾기 위해 빌려서 들고 온 깃털

+접지(畳紙): 일본식 발음은 다토가미. 두꺼운 일본 종이에 감물/옻 등을 칠해서 접은 싸개로 옷/천 조각/여자의 머리 묶는 기구 등을 넣는다. 본문에 나온 다토가미는 여성의 화장용 분을 싸서 판매하는 포장용 종이로, 표면에는 여성들이 꿈꾸는 멋지고 예쁜 가부키 배우들의 그림이 화려한 색상으로 인쇄되어 있다.
(84쪽. 역주) 파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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움직이는 그림자
도련님 다섯 살 때 에이키치랑 절친된 계기, 그림자 요괴 ‘가게온나’와 요괴를 비추는 거울(표지 하단 좌측)에 얽힌 모험
   《금석백귀습유(今昔百鬼拾遺)》*
   “와아, 어려워 보이는 책이네.”
   “그림이 잔뜩 있어. 자, 에이키치, 여기 봐.”
   둘은 걸음을 멈추고 큰길로 나가기 바로 전 골목에서 책 속의 어떤 항목을 들여다봤다. 책에는 정원이 보이는 방이 그려진 그림이 커다랗게 나와 있다. 장지에는 뜰에 심은 소나무 그림자와 함께 여자의 그림자가 같은 것이 보인다.
   하지만 그림 속에는 그림자를 늘어뜨리고 있어야 할 사람의 모습이 보이지 않는다. 옆에 그림에 대한 설명이 나와 있어서 이치타로가 그것을 읽었다.
   “이 그림자는 ‘가게온나[影女]’라는 요괴래.”

(143쪽) *1790년에 간행된 도리야마 세키엔[鳥山石燕]의 요괴화집이다. 운(雲), 로(露), 우(雨) 3부 구성으로, 이 책에 그려진 요괴는 사실 전승된 것이 아닌 세키엔이 창작한 것도 많이 포함되어 있다. (역주)
*히노엔마(飛緣魔): 에도시대의 기담집인 《회본백물어》에 나와 있는 일본 요괴. 그 이름은 화염지옥의 재판관을 의미한다. 보살 같이 아름다운 여성의 모습을 하고 있지만 야차와 같은 무서운 요괴이기도 하여 이 모습에 혼을 빼앗긴 남자의 마음을 혼란시켜 몸을 멸하게 하고, 집을 잃게 하고, 흡혈귀 같이 피나 정기를 빨아들여 결국에는 생명을 앗아 간다고 한다. (128쪽. 역주)
*에도 7대 불가사의: 에도시대 때부터 혼조[本所] 지역(현재 도쿄의 스미다 구)에서 전해져 내려오는 일곱 가지 기담/괴담을 말한다. 에도시대의 전형적인 도시전설 중 하나이며, 오래 전부터 일본의 전통 만담인 라쿠고[落語] 등의 소재로 즐겨 사용되었다.

   - 두고가라연못: 에도시대에 혼조 부근에는 수로가 많아 물고기가 잘 잡혔는데, 고기를 담은 바구니를 가지고 돌아가려 하면 ‘두고 가라’는 말이 들린다고 한다. 말을 듣지 않고 그대로 돌아오면 해를 당하거나 나중에 고기 바구니가 텅 비어 있는 경우도 있다고 한다.

   - 장송등(葬送燈): 밤길을 걷는 사람 앞에 나타나는 등불 같은 기묘한 빛. 이상히 여겨 가까이 다가가면 정작 그 곳에는 아무도 없다고 한다. 속설에는 너구리나 여우의 짓이라고도 전해지는데, 너구리는 사람 앞에서 등불을 들고 길을 안내하여 밤길을 헤매게 하는 정도의 장난밖에 치지 않지만, 여우는 사람의 등 뒤에서 등불을 비추기 때문에 앞에 가는 사람을 늪에 빠뜨려 죽이거나 벼랑에서 떨어뜨려 죽인다고 한다.
(All 135쪽 역주)
*고토로[子とろ] 놀이: 헤이안시대에 있었던 놀이로, 부처 역(보통 나이가 가장 많은 아이가 한다)을 하는 사람이 아이들을 뒤에 이끌고 귀신 역을 하는 사람에게서 도망쳐 다니는 놀이이다. 부처님을 따르면 귀신에게서 벗어나 행복해 진다는 사상이 담겨 있다. (139쪽. 역주)
   “그렇구나. 광덕사에서 도둑맞은 거울은 단순한 거울이 아니었어.”
   그 거울은 요괴 격의 물건이었던 것이다. 이치타로는 책의 설명문을 읽는다.
   “운외경(雲外鏡)이라는 이름이구나.”
   그 거울은 조마경(照魔鏡)이라고도 하여 요괴나 마물의 정체를 간파해서 비추어 내는 물건이었다. 요괴가 아무리 교묘히 둔갑을 해도 이 거울은 본래의 모습을 비추어낸다. 이 거울도 ‘평범’과는 동떨어진 물건이었다.
   “명경(明鏡)…….”
   쇼시치가 거울을 훔친 범인이라고 할아버지가 생각하는 이유를 알았다. 운외경에 비친 요괴는 그 정체를 드러낸다. 쇼시치는 형수가 히노엔마라고 의심하고 있었기 때문에 거울에 형수를 비춰볼 셈이었다.
(167쪽)


아린스코쿠
ありんす国: 요시와라[吉原] 유곽 지대의 별칭.
(ありんす: 요시와라 유녀들의 용어로써 ‘ある(있다)’의 공손한 말)
요시와라에서 심장병에 걸린 가무로를 몰래 탈출시키려고 유곽 주인과 도련님 아버지, 도련님, 껌딱지 2인조 등 요괴 일행이 짬짜미로 작전을 펼치는데…
*요시와라[吉原]: 에도에 설치된 대규모 유곽으로, 1617년 에도 각지에 흩어져 있던 기루를 한곳에 모아 유곽지로 만들었다. 원래는 니혼바시 근처에 있었으나 1657년에 일어난 메이레키(明暦) 대화재 이후 교외로  이전하였으며 1958년 매춘방지법으로 사라졌다.

*가무로[禿]: 유곽에서 기녀가 부리는 6-7세부터 13-4세 정도의 여자아이. 유곽 제일의 기녀인 오이란의 시중을 들며 유곽 생활을 배운다.
(192쪽. 역주, 이하 상동)
*오이란[花魁 화괴]: 에도시대에 있었던 요시와라 유곽에서 위치가 가장 높은 기녀. 게이샤가 춤과 연주 등 예술에 능한 문화 예술인이라면, 오이란은 예능보다는 매춘에 초점이 맞추어져 있다. 게이샤는 허리띠[오비]를 등 뒤로 묶지만 오이란 및 유곽에 기녀들은 옷을 잘 벗길 수 있도록 허리띠를 앞으로 묶는다.
(194쪽)
*히코미 가무로[引込禿]: 보통 가무로와 달리 기루 주인에게서 다도, 꽃꽂이, 샤미센, 시가, 서에, 향도(香道) 등 영재 교육을 바는 가무로. 대형 상점의 주인이나 신분이 높은 무가를 상대로 많은 화대를 받을 수 있을 것 같은 아이가 선택된다. 히코미 가무로 역시 견습 단계라 보통 가무로와 똑같이 손님은 받지 않는다.
(205쪽)
*신조[新造]: 가무로보다 한 단계 높은 계급의 기녀를 말한다. 신조라는 계급은 총 네 단계로 나뉘는데, 후리소데신조[振袖新造], 도메소데신조[留袖新造], 다이코신조[太鼓新造], 반토신조[番頭新造] 순으로, 보통 신조라 하면 매 첫 단계인 후리소데신조를 뜻한다. 선배 기녀의 시중을 들며 유곽 일을 배워 나가는 단계로 직접 손님은 받지 않지만 바쁠 때에 찾아온 손님들의 이야기 상대가 되어 잠시 시간을 버는 일을 하기도 한다. 도메소데신조가 되면 첫 손님을 받는데 그 나이는 보통 16~17세 정도라 한다.
(234-5쪽)
*다이코모치[太鼓持]: 술자리에서 손님의 비위를 맞추고 흥을 돋우는 일을 업으로 삼는 남자.
(195쪽)
*시로베카이쇼[四郎兵徫會所]: 유곽 내에 있는 기녀들의 호적부를 준비하여 기녀들이 도망치는 것을 감시하던 곳. 요시와라 유곽 내에 있는 자치조직에서 운영하는 검문소로, 메이레키 화재 이후 지역을 옮긴 신(新) 요시와라에서 ‘시로베’라는 사람이 이 조직의 우두머리가 되었는데, 그 후손들까지 대대손손 이 기관을 꾸려 나가 결국 유곽 검문소를 지칭하는 말이 되었다.
(211쪽) 그래서 아픈 가무로를 유곽 주인이 내보내 주고 싶어도 자기 맘대로 할 수가 없어 도련님 아부지한테 SOS 요청하고 통행증 입수에 도련님 요괴들 도움 받는데…


더부살이 아이
도련님 집에 ‘더부살이’ 하는 꼬마 요괴 야나리들 중 하나가 가게 손님의 ‘달님의 구슬’이 빼돌려져서 도난 당할 뻔한 위기의 순간 때마침 낚아채나, 자기가 담 밖으로 날아가버리면서 겪게 되는 모험 이야기
   “없어졌던 우리 집 야나리야. 틀림없어.”
   도련님의 말을 들으며 야나리는 울상을 지었다.
   “도련님, 야나리는 이 녀석 외에도 잔뜩 있습니다.”
   사스케가 집 처마를 가리킨다. 분명 야나리는 산더미처럼 많이 있다. 밑에서 누가 보고 있는 것이 신경 쓰이는지 이쪽 상황을 엿보고 있다.
   하지만 도련님은 눈앞에 있는 아이가 나가사키야의 야나리라고 주장하며 물러서지 않는다. 그때, 사스케가 들고 있는 야나리에게 니키치가 어떤 질문을 했다.
   “야나리, 미하루야의 에이키치씨가 만든 만주의 맛은 어떻지?”
   “맛없어!”
   바로 대답이 돌아왔다. 형님들은 웃음을 터뜨린다.
   “아아, 이거 틀림없이 나가사키야의 야나리네요.”
   “니키치, 그 질문은 너무해.”
   기가 차 말을 한 도련님에게 작은 강을 만들 정도로 눈물을 흘린 야나리가 필사적으로 달려들어 매달렸다.

   (도련님이다. 야나리의 도련님이다. 내 목소리를 제대로 알아들어 줬어!)
   “끼기기기기기기기기…….”
   도련님 품에 매달린 뒤, 이제 도련님에게서 절대 떨어지고 싶지 않다는 생각에 야나리는 도련님의 소매 속에 기어 들어간다.

[중략]
  
   몸이 따스해지고 마음이 안정되자 야나리는 눈이 감겼다. 소매 안에 있던 손수건으로 몸을 감싸니 매우 기분이 좋다. 하지만 아직은 자면 안 된다고 생각한다. 도련님에게 달님의 구슬이 얼마나 위험에 처했었는지를 이야기하지 않으면 안 된다. 병풍요괴에게 이번 엄청난 모험을 자랑하고 싶다.
   야나리는 하는 일 없이 더부살이로 있는 쓸모없는 녀석이 아니라고 말해줄 것이다!
   게다가 뭐니 뭐니 해도 가장 자랑스러운 것은 수많은 다른 집 야나리 중에서 도련님이 자신을 찾아내 주었다는 것이다.
   굉장하다. 정말 굉장해!
(300-3쪽)

+가미가타[上方]: 교토, 오사카를 아우르는 관서 지방을 뜻한다.


한국어판은 이로써 끝. 재밌는데 아직 한참 더 남은 시리즈가 왜 더이상 출간 안 되는지…ㅠㅜ; 일드로 제작된 5권 《うそうそ》 원서 도전은 일단 나중을 기약하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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