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주의!

1권과 달리 각각 여섯 에피소드로 된 단편집. 처음 「사모하는 행수님께」와 「에이키치의 과자」(1권에서도 나오듯 맛대가리 없기로 유명한데, 그걸 먹던 단골이 죽어버린 사건😝) 두 편은 좀 싱거워서 별론데, 뒤로 갈수록 재미나지고 읽을 만—
하늘빛 유리
1권 피날레 대화재 일어나기 전후, 도련님의 이복형 마츠노스케 이야기. 통가게 점원으로 일하면서 눈칫밥 먹느라 쌓인 스트레스로 살의까지 일게 되나, 몰래 형을 보러 왔던 도련님이 떨어뜨린 ‘하늘빛 유리’를 우연히 주워서 간직하다가 그걸 보고 마음을 다스려 재난을 피한 뒤, 마침내 형제가 만남.
넉 장짜리 이불
솜틀/이불집 다하라야 쥔장 마츠지로의 서슬에 주눅든 일꾼들의 한 서린 이불을 잘못 배달 받은 도련님, 덮고 잘 때마다 울음 소리가 울려퍼지자 원인 규명 위해 그 가게로 친히 요괴들을 이끌고 행차; 가는 날이 장날이라고 마침 그쪽 대행수의 살인 사건까지 터지는데…
야나리는 보이지 않는 모습으로 얼굴에 달라붙는다. 귀를 물어뜯는다. 그 앞으로 혼불이 가로질러 가고, 도깨비불이 머리 위에서 내려온다. 갈팡질팡하던 다하라야 주인이 광에서 뛰어나가려고 하자, 어둠 속에서 비단 기모노를 입은 손이 뻗어와 주인의 다리를 잡고 넘어뜨렸다.
“사, 사람 살려—!”
고함소리와 함께 마츠지로가 문을 통해 굴러나간다. 사람에게는 모습이 보이지 않는 야나리를 뿌리치려고 하는 모습은, 마치 미친 듯이 춤을 추고 있는 것 같다.
(중략)
그때, 광에서 혼불이 날아온다. 나무에서 검은 그림자가 내려와 눈 깜짝할 사이에 주인을 땅바닥에 쓰러뜨린다. 신이 난 요괴들은 광 밖으로 나왔는데도 아랑곳하지 않았고, 다하라야 주인이 도움을 청하는 목소리는 비명과 번갈아가며 주위에 울려퍼졌다.
눈물과 콧물로 범벅이 된 다하라야 주인의 얼굴은 야단맞은 오뚝이처럼 보인다.
그 자리에 웃음소리가 하나 새어나왔다.
곧 둘, 셋으로 이어진 고용살이 일꾼들의 목소리는, 평소에 엄격한 마츠지로의 우스운 모습에 참을 수가 없게 된 모양이다. 억누른 듯한 웃음은 곧 주위로 퍼져나가 멈추지 않게 되어 간다.
(중략)
재미있어졌는지, 요괴들은 마츠지로에게 요란한 춤을 추게 한다. 고용살이 일꾼들 사이에서 한층 더 밝은 목소리가 일었다. 바라보니 광 입구에 오치에가 쪼그리고 앉아 있는데, 이 또한 반쯤 우는 얼굴에 희미한 웃음을 띠고 있다.
“안주인이 얼굴을 돌리지 않고 마츠지로 씨 쪽을 보고 있네.”
“꼴이 저러니까요. 적어도 지금은 무섭다는 생각은 들지 않겠지요.”
“마츠지로 씨의 신경질이 조금은 줄어들까?”
(188-90쪽)
니키치의 연인
첫 에피소드에서 봤듯이 연애편지를 잔뜩 받을 정도로 인기 만점인 니키치도 천년 넘게 짝사랑 중인 상대가 있다는 사카케의 말에 깜놀한 도련님—병석에서 거부하던 약을 기꺼이 먹기로 하고 니키치의 러브스토리를 듣게 되는데; 상대는 바로 외할매 오긴! 오긴은 긴긴 세월 계속해서 죽음과 환생을 반복하는 인간 연인 ‘방울 낭군’만 바라보고 기다리며 니키치의 사랑을 외면하지만 니키치는 한결같이 그 곁을 지키고; 마지막으로 환생한 방울 낭군이 바로 외할배였다는~
무지개를 보다
갑자기 싹 다 사라진 요괴들과 행수 2인조의 돌변한 태도에 분리불안 증세를 보이는 도련님. 자기 스스로 독립해야 하는 당위성을 새삼 자각하면서도 섭섭함을 금할 수 없는데…
문득 혹시 현실 아닌 누군가의 꿈 속에 들어와 있기 때문에 상황이 계속 조금씩 핀트가 나간 듯싶은 도련님의 예상을 깨고, 다들 도련님을 노리는 여우 요괴 사냥 위해 짬짜미로 연극했던 것—
“이 녀석의 이름은 암홍(暗紅)이라고 하는데 가와고로모 님, 즉 도련님의 할머님이신 오긴 님이 다키니 님을 모실 때 데려가신 권속, 여우 중 한 마리였습니다. 하지만 신을 모시는 몸이면서 사람에게 악행을 저질렀지요.”
(사스케. 277쪽)
이번 에피소드는 도련님의 마음이 한 뼘(?) 자랐다고나 할까… 암튼 살짝쿵 성장한 느낌~
(언젠가 꼭 좀 더 어른이, 의지할 수 있는 사람이 되고 싶어.)
뭔가 할 수 있는 일은 있을 것이다.
(요괴들에게 의지만 하지 않도록.)
(288쪽)
+More 요괴s Around 도련님+
▪️미코시 뉴도: 요괴의 이름. 키가 몹시 큰 까까머리 요괴로, 사람이 올려다보면 올려다볼수록 키가 커진다고 한다. (195쪽. 역주 31.)
1권에서 결정적 순간에 짠 등장해서 도련님한테 외할매 정체와 자기 출비를 알려줬던 ‘미코시 스님’
▪️노데라: 탁발승 요괴. 야나리 등과 함께 도련님 꼬붕으로 사건 탐문 담당.
▪️누레온나: 헤엄 잘 치는 여자 요괴 (32쪽. 사모하는 행수님께) 딴 얘기에서도 물귀신 역할로 충격 요법 가할 때 등장.
▪️ 가와우소: 의상이 화려하기로는 병풍요괴에게 뒤지지 않는, 미동의 모습 (166쪽. 넉 장짜리 이불)
▫️네코마타: (3권에 상세히 커밍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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